주변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삶을 도전하며 살아가는 저의 모습에 걱정을 하는 동시에 또 ‘어떻게 이렇게 하는 것마다 잘 해낼 수 있는가’, ‘하고싶은 일을 하고 살아서 부럽다’라면서 의아해하고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비결을 묻기도 합니다. 그럴때면 저는 늘 이렇게 자신있게 말합니다.
어려서부터 제 별명은 홍장군입니다. 군인이 멋있고, 좋아 보였고, 장군이 꿈이었습니다. 주위에서는 ‘군생활이 저와 잘 어울리고, 아주 잘할 것’이라는 소리를 많이 했습니다. 군대에서 성공할 거라는 것에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군복을 벗은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아쉬워하는 주변 분들을 보자면 ‘김홍=홍장군’은 정말 무슨 공식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전역날 “장군은 못되었지만 장관은 될 수 있다”라고 농담 섞인 혼잣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때 소위 학생들에게 인기 많고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학생이었고, 3학년 때는 학교 연대장이었습니다. 육군사관학교에 가고 싶었으나 턱없이 부족한 성적으로인해 차선책으로 ROTC가 되기 위해 전북대학교 스포츠과학에 입학하였고, 4년 군장학생까지 병행하였습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임관을 하여 최전방 사단으로 가게 되었고, GOP 1소초장으로 투입되었으며, 꽃보직이라는 대대 작전장교와 연대 정보장교를 거쳐, 연대 인사장교까지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오로지 장군이 되겠다는 각오로 중위때 25살의 나이로 일찍 결혼도 했습니다.
공지합동작전교육 1등, OAC 성적 우수 및 보병단장상까지 수상하였으나 중장기복무 제도의 변경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끝내 군생활을 포기하게 되었고, 22개월동안 육군훈련소 중대장을 지내면서 전직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로스쿨? 해외연수? IN서울? 을 생각했지만, 처자식이 있어서 고민의 폭은 좁았습니다. 대학교 학점, 체육관련 자격증, 군 표창장, 헌혈증 은장을 가지고 취업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부족한 정보, 딱딱한 말투, 부드럽지 않은 표정, 과도한 바른 자세, 無사회경력과 31살의 나이는 토익 900점, 해외어학연수, 자격증 3종 세트, 면접 컨설팅, 봉사활동, 인턴 등 화려한 스펙의 경쟁자들과 게임이 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대기업은 가고 싶고, 대위 급여 수준의 연봉은 받아야 했으며, 가이 있는 지역으로 직장을 설정해야 했으므로 이토록 많은 제한사항을 가지고 취업은 더 멀고 험했습니다.
그나마 논산육군훈련소 중대장 시절 야간에 취득한 컴퓨터 자격증과 전북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 재학증명원이 입사지원서의 칸을 메워주었습니다만, 불합격통보가 쏟아졌고, 부대업무를 하면서 취업준비를 하는 것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입사한 회사에서 저의 업무는 담당 지역내 10~15개 점포를 관리하는 것이었고, 가맹점주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본사의 지침을 이행하고, 컴플레인을 방지하며, 매출활성화 및 리뉴얼, SQC 관리, 재계약 및 전환, 폐점 등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저는 성과평가에서 늘 우수한 고과를 받았고, 직영점 SQC 경진대회에서 우수점포로 선정되기도 하였으며, 월산덕림점 점포 성공사례 담당 SC로서 사보에 실리기도 하였습니다.
또, 전남영업부 사내동호회장을 역임하며 체육대회 및 워크숍을 진행하였고, 훼미리마트에서 CU로 사명이 바뀌는 대대적 사안에서 담당점포를 가장 신속하게 계약 변경 시키는 기록적인 성과를 이뤄내기도 하였습니다. 뿐만아니라 매출 상승 및 명절․빼빼로데이 등 5대 행사 이벤트에서 큰 성과를 내어 많은 인정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점주들을 큰 불만과 사고 없이 잘 관리하였는데, 그 성공비결이 바로 ‘부대관리 마인드’였습니다. 주로 점포로 직접 출․퇴근하는 우리 직원들은 다소 자율적이기에, 대부분 점주 성향 및 점포 특성을 판단하여 유리한데로 방문을 하는데, 저는 매일 전체 점포를 방문하여 점주님들과 소통을 하였습니다.
마치 GOP 담당 경계지역을 순찰하는 것처럼. 자주 보니 정도 들고, 보완할 사항이나 요청할 사항에 대한 소통도 더욱 쉽고 편하게 했던 것입니다. 또, 관심병사 관리하듯 어려운 점포는 더욱 신경써서 마음을 교감하고 해결책을 협력하여 간구하다 보니, 프랜차이즈 특성상 본사와 가맹점과의 갈등은 피할 수 없는데도 그 부분을 원만하게 이끌었고, 상호 상생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잘했던 것입니다. 군생활에서 경험했던 것을 많이 적용했고, 저를 비롯한 군 출신들의 직원들은 확실히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잘 해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분야에 관심을 갖던 와중,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 ㅇㅇ시장후보 수행비서에 발탁되어 마치 지휘관을 모시듯 의전을 하며 전속부관 같은 역할을 하였습니다. 후보는 군에서 배운 저의 자세와 습관을 매우 흡족해 하셨고, 타 후보 보좌진들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모습이었습니다. 메모, 피드백, 철저한 스케줄 관리를 통한 일정소화, 보조역할은 군생활을 경험하지 않았거나 비서학과를 전공하지 않으면 절대 짧은 시간에 숙달할 수 없는 것인데 저에게는 너무 쉬운 것이었습니다.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낙선한 뒤 영업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대위출신에 석사학위, 게다가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친구가 영업사원을 잘 버티고 해낼 수 있을까? 라는 경영진의 우려를 짧은 시간에 불식시켰습니다.
성실성은 저의 최고의 무기였고, 끊임없이 날린 명함과 스티커는 어떠한 경로나 방식이든 판매로 이어졌으며,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 상담하고 설득한 결과 신뢰의 아이콘으로 부상하여 1년 반 만에 전국 대리점 판매왕에 오르게 되었고, 이듬해 르노삼성자동차 지점장까지 되었습니다.
영업직의 최대 장점인 여유시간을 활용해 강의를 병행하면서, 중․고․대학생들을 상대로 비젼 강사 활동을 하였습니다. 중대장 시절 훈련병들에게 정신교육을 하면서 ‘군에 입대한 것은 축하받을 일이고, 평생 자랑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또, 5주차 행군을 이끌때는 ‘어머니의 산고는 이 고통보다 더하고, 아버지의 어깨는 군장보다 무겁다’라는 명언으로 병사들의 사기를 복돋았던 게 강의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육군훈련소에서 3달에 2기수 약 400명씩 훈련병을 받아서 매번 20개월씩을 생활하다보니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대화 나누고, 앞에 나서는 것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경영학 석사, 프랜차이즈 회사 근무 경험, 강의, 군 지휘관 및 참모 경험, 자동차 영업 및 지점장 경험을 살려 소상공인 경영지원 컨설팅 창업을 하였습니다. 우연히 정부의 창업 활성화 정책에 따라 증설된 중소벤처기업부 성공패키지 프로그램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전남 센터장을 맡게 되어, 청년 CEO들이 아이디어를 고도화 시키고, 시제품을 만들어 사업화 할 수 있게 교육, 멘토링, 네트워킹, 평가, 투자유치 등 센터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보병학교처럼 기수별로 과정을 운영하여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임기를 마치고, 중기복무 이상 전역자에게 주는 행정사 자격을 취득하고, 행정사 김홍 사무소를 운영하며, 소상공인의 사업을 지원하고 자문하는 컨설턴트이자, 행정기관 민원업무를 수임받아 대행업무를 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현재는 광주 서구청의 경제과 공무원으로서 소상공인의 경영지원업무를 총괄하는 센터장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군에는 인사. 정보. 작전. 군수 분야가 있습니다. 물론 더 많은 병과와 직능, 보직이 있습니다만, 어쨌든 다양한 기능들이 모여 하나의 조직 즉, 사회를 만들고 운영됩니다. 저는 국가나 직장, 기타 어느 조직이나 단체도 결국 군대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즉, 사람이 모이고, 예산과 물자, 시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목표와 목적을 달성해 나가며, 화합하고 조정하고 통제하고 관리하는 등 각자가 맡은 역할을 수행해 나가는 것. 군대나 사회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단지 부서이동, 보직변경, 교육, 승진, 훈련, 행사의 연속이라 생각합니다.
소대장시절 책임감과 통솔능력을 키웠고, 중대장을 역임하며 조직을 관리하는 능력을 배웠습니다. 참모를 수행하며 의전과 행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후보생과 교육생때에는 심신을 단련하고, 인내를 경험했습니다.
이렇듯, 군 생활은 저의 최고의 스펙이 되어 지금까지의 과정과 현재의 저를 만들었고, 꿈을 실현해나가기 위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저에겐 이 큰 사회가 직장이고, 스승입니다.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고, 가진 달란트를 잘 활용하여 더욱 도전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세상의 좋은 영향을 주는 빛과 소금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대군인 여러분! 최고의 스펙을 가진 것을 축하드리며, 더 큰 세상에서 마음껏 실력 발휘하며 꿈을 펼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