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혼인지속기간별 이혼건수 구성비’에서 '30년 이상'이 차지한 비중은 17.6%로, 10년 전인 2011년(7.0%)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 만족도는 남성보다 여성의 만족도가 낮은 편이며, 50대 중년 여성으로 갈수록 남편에 대한 점수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황혼이혼이란 말은 사회적 시선 때문에 망설였으며, 자식이 ‘보호인자’ 역할을 하였으나 여성권익이 향상됨에 따라 참고 사는 미덕은 끝난 것이다.
황혼이혼이 늘어난 것은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가 큰 원인이다.
오죽하면 ‘60대는 살갗만 닿으면 이혼당하고’, ‘70대는 존재 자체가 이혼 사유다’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우울증,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배우자만 내 곁에서 사라진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많은 배우자들이 이혼 후 후회한다. 이혼의 후폭풍이 생각보다 큰 것이다.
황혼이혼의 증가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다양한 사회 문제를 일으킨다. 가정의 해체, 개인의 자존감 저하, 고독사(死)는 사회적 부담을 준다. 특히 한 부모 가구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취약하여 많은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범사회적, 국가적 차원의 해결책 제시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황혼이혼 예방을 위한 ‘올바른 대화법’, ‘부부애 회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가정은 남성의 사회생활 은퇴와 여성의 자녀양육이 끝난 다음에 부부가 하루 종일 집안에 같이 있게 된다. 이때부터 ‘소통 부재’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상대방과의 대화 방법과 공감은 한순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훈련하고 이해하는 습관을 길러야 가능하다. 이를 위해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가부장적 사회구조에서 부부의 평등함과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부부학교’와 같은 성인교육 기관 확대가 필요하다. 배우자를 위한 간단한 요리와 세탁기 사용법, 빨래 접는법 등의 가사 일을 배우기도 하고 아내와 친구가 되는 방법 등에 대한 콘텐츠 개발도 진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노인복지 차원에서 부부가 함께 취미활동 할 수 있는 장소와 시설을 마련해 주거나 부부 전용 상담소, 병원의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
스트레스의 원인이 은퇴 후 배우자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 이유도 있지만, 갱년기를 기점으로 호르몬의 변화와 분노 조절 능력 감소 등이 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신체 노화에 따른 심리상담 치료도 필요하다.
지금 우리는 100세 시대인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때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기관, 사회단체에서 황혼이혼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가정이 병들어가는 상황에서 건강한 사회를 생각할 수 없다. 특히, 노년 부부의 삶은 젊은 세대에게 가족에 대한 가치관, 결혼관 형성에 있어서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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