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시사종합신문]남재옥 기자 = 바람소리 시원한 대숲에서 죽세공예에 쓸 대나무를 고른다. 매듭이 없는 외마디 대나무에 시선에 멈춘다. 황미경씨의 안목은 좋은 재료를 비켜가지 않는다.

7년 전 광주에서 고향인 담양으로 귀촌한 황미경씨는 어릴 적 부모님이 가업으로 이어오던 죽세공예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은 죽세공예 계승자로 다양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말린 대나무는 쪼개는 작업을 수백 번 거쳐, 종잇장처럼 얇게 만들어 색을 입힌다. 주변의 들꽃이나 자연재료를 이용해, 색을 덧입히거나 색소를 쓰기도 한다. 얇게 저민 대나무는 기하학적인 무늬를 가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죽세공예품으로 만들어지는데, 그녀의 손에서 멋스러운 반지와 브러치가 만들어진다.

지난해에는 대나무 박람회에서 작품전시회도 가졌다. 대나무를 엮어 만든 강낭콩모양의 의자와 사람 조형물들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황미경씨는 자부심을 가지고 죽세공예를 이어오고 있지만, 중국산 저가 제품에 밀려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죽세공예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한다.

황미경씨는 학교나 마을로 찾아가는 죽세공예 체험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문화체험 기회가 많지 않는 아이들을 직접 찾아가, 죽세공예의 아름다움과 우리문화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정성을 다해 죽세공예의 전통을 잇고 있는 황미경씨, 우리 선조들의 멋과 지혜가 담긴 전통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행복한 귀촌생활을 엮어가고 있다.